2012년 2월 4일 토요일

[서평]성경의 가이드,,,'성경과 5대제국'-조병호

* 성경과 5대제국   - 성경의 가이드

- 조병호 지음 / 통독원 / 2011년

이 책은 창세기부터 요한계시록까지에 이르는 성경의  배경이 되는 북부 아프리카, 유럽, 중동지역에서 나타난  이집트와 5개의 제국에 대해 역사에 흐름에 맞춰 이해하기 쉽게 기술한 책이다.
역사에 그다지 많이 알지 못 하는 나도 이해하는데, 그리 어렵지 않았다.

그리고, 성경을 자주 많이 보는 편은 아니지만, 볼때마다 특히 구약을 보면, 이름도 어렵고, 어떤 시대인지, 지금부터 몇년전 이야기인지, 이해하기도 어렵고, 어디를 찾아봐야 할지도 몰랐다.

이 책에서는 애굽(이집트), 앗수르, 바벨론, 페르시아, 헬라, 로마제국을 연대별로, 성경에서의 사건들과 연관지어 설명해 주면, 그 제국들의 지배 정책과, 그 속에서 하나님의 세계경영의 모습들을 설명해 주고 있다.

제국의 틈바구니 사이에서 이스라엘 민족의 모습, 한 때는 약소민족으로 제국의 지배를 받고, 한 때는 독립된 나라로 주변 어떤나라보다도 강성함을 드러냈다. 이러한 강성함에도 하나님은 이스라엘을 제국으로 이끄시지 않으셨다. 제국은 인간의 욕심으로 만들어진 나라의 형태로 하나님이 결코 원하지 않는 나라의 모델이었다. 이러한 이유로 제국의 끝은 결국 비참하게 끝남을 보여주고 있다.

이러한 방법으로 성경을 한번 쭉 훓어줌으로 기존에 성경을 보며, 설교를 들으면서, 별 느낌없이 지나갔던 부분에 대해 다시 한번 생각했던 계기가 되었다.

성경을 이해하는데, 역사 주인이 하나님이라는 사실을 5대제국의 역사를 통해 확실히 알려주는 책이라고 생각한다.

2012년 1월 29일 일요일

소설가 최인호의 암투병기(5)

소설가 최인호 씨가 천주교 서울대교구 '서울주보'에 올린 암 투병기 다섯번째 이야기입니다.

이 글을 보면서, 21세기 최첨단문명속에 잘 살고 있는 듯하나, 각종 좋아보이는 것들로 위장된 악에 의해 산송장으로 살아가는 우리들의 모습을 봅니다. 이런 우리를 향해  '누구누구야, 나오너라'는 주님의 음성에 기울이며, 이에 반응하여 깨어 나옵시다.

*인호야, 나오너라.             
                                                  from 서울대교구 '서울주보' 2012년 1월29일 최인호 씀
지난 5년 동안 제게 큰 위안이 되었던 것은 성경의 말씀이었습니다. 그 중에서도 항상 마음에 떠오르는 장면은 죽은 라자로를 살리는 주님의 모습입니다.

오빠 라자로가 앓고 있다고 누이들이 사람을 보내어 예수께 아뢰자 주님은 말씀하십니다.
“그 병은 죽을 병이 아니다. 그것으로 오히려 하느님의 영광을 드러내고 하느님의 아들도 영광을 받게 될 것이다.”(요한 11,4)
라자로가 죽은 후 예수께서는 ‘그가 잠들어 있으니 내가 가서 깨워야겠다.’라고 말씀하시고 베다니아 동네에 이르십니다. 이미 죽은 지 나흘이 되었다고 마리아와 사람들이 우는 것을 보시자 ‘예수께서는 눈물을 흘리십니다.’ 아아, 눈·물·을·흘·리·십·니·다. 하느님께서 라자로를 위해 비통한 심정으로 우셨습니다. 그리고 무덤으로 가셔서 ‘돌을 치우라’고 하십니다. 마르타가 ‘죽은 지 나흘이 되어서 벌써 냄새가 납니다.’라고 말하자 주님은 하늘을 우러러보시며 기도를 하신 후 ‘라자로야, 나오너라.’하고 외치십니다. 외·치·십·니·다. 아아, 주님께서 저를 향해 눈물을 흘리시고 우시며 ‘최인호야, 나오너라.’라고 외치십니다. 지금 이 순간, 바로 이곳에서 말입니다.

지금 이 순간 병상에 누워계신 환자 여러분, 바로 이 곳에서 온갖 고통과 어려움으로 신음을 하고 있는 내 다정한 이웃 여러분. 주님의 말씀대로 우리를 죽일 병은 없습니다. 감히 바이러스가, 암세포가 사람을 죽이지는 못 합니다. 우리를 죽일 수 있는 것은 참새 한 마리도 하느님께서 허락지 않으시면 땅에 떨어지지 않듯이’(마태10,29 참조) 오직 하느님뿐이십니다. 설혹 우리가 죽는다고 해도 그것은 주님께서 말씀하신 대로 잠든 것에 불과 합니다. 주님께서는 우리를 깨워 주실 것입니다.
우리를 죽이는 것은 육체를 강한 무기로 삼고 있는 악입니다. 절망, 쾌락, 폭력, 중독, 부패, 전쟁, 탐욕, 거짓과 같은 어둠이 우리의 육체뿐 아니라 영혼까지 한꺼번에 죽이는 것입니다. 악은 죽음을 담보로 산 사람을 스스로의 동굴에 가두고 살아 있음에도 불구하고 냄새를 풍기는 산송장으로 만들고 있습니다. 우리는 깨어나야 합니다. 깨어나서 동굴 밖으로 나가야 합니다. 성직자들인 의사들과 간호사들은 힘을 합쳐서 어두운 동굴 문을 막은 돌을 치워줄 것입니다.

주님은 동굴 안으로 들어와 제 손을 잡아 일으킬 수는 없습니다. 일어서서 동굴 밖으로 나가는 것은 우리들의 몫입니다.
우리들이 눈을 뜨기 위해서는 직접 실로암 연못으로 가서 눈을 씻어야 하고(요한 9,7), 걷기 위해서는 병상에서 요를 걷어들고 일어나야 하는 것(요한 5,8)처럼 말입니다. 라자로를 살린 것은 주님의 말씀을 따라 동굴 밖으로 나온 믿음의 용기 때문인 것입니다. 눈을 뜬 것은 저와 같은 장님이지 주님이 아닙니다. 앉은뱅이에서 일어선 것은 우리와 같은 중풍환자이지 주님이 아닙니다.

영화 “빠삐용”의 마지막은 스티브 맥퀸이 야자열매를 실은 부댓자루와 함께 절벽에서 뛰어내려 망망대해를 떠가면서 외치는 장면입니다.
“야, 이 자식들아, 나는 살아 있다.”
우리도 라자로처럼 죽음의 동굴 속에서 ‘손발은 무기력의 베로 묶이고 얼굴은 우울과 절망의 수건으로 감긴채’ 누워 있지 말고 동굴 밖으로 나가야 하며, 스티브 맥퀸처럼 섬의 감옥에 갇혀 있지 말고 푸른 바다 위를 뛰어내리며 외쳐야 합니다.
“여보, 나는 살아 있어. 정원아, 윤정아, 이 할아버지는 살아 있다. 사랑한다.”

성 아우구스티누스는 말했습니다.
“과거는 주님의 자비에 맡기고, 현재는 주님의 사랑에 맡기고, 내일은 주님의 섭리에 맡겨라.”
우리의 의지로 헤엄치려 하지 말고 온전히 주님의 자비와 사랑과 섭리에 맡기면 주님의 파도가 우리를 신대륙으로 이끌어 영원한 생명의 나라에 이르게 할 것입니다.
(성경 인용은 공동번역성서입니다.)